왠지 잠 못 이루는 밤에 읊는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

Life Story/담는 법 2016.01.02 14:24



사진 - 제일 처음 사용했던 DSLR 카메라 Nikon D90 (from Nikon F5)


안녕하세요 오늘도 왠지 잠을 못이루는 은둔 불량펭귄입니다.
오늘은 카메라 즉 바디에 대해서 끄적여 보고자 합니다. 초심자 분들만 보시고 고수님들은 그냥 쉬어가는 페이지 정도로 봐주시고 혹시 틀린점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카메라 바디의 포커싱 방식에 따른 차이로 구분 짓자면 Range Finder의 약자인 RF 방식과 Single Lens Reflex 의 약자인 SLR 방식으로 나뉩니다.
RF 방식의 카메라들은 현재 라이카같은 브랜드들이 고수하는 방식으로 흔히 이중상 합치방식이라고 불리우는 독특한 포커스 시스템을 사용하는 카메라 입니다.

렌즈로 들어오는 이미지 상과 별도의 뷰파인더로 들어오는 이미지 상의 교차점을 일치시켜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저도 RF방식의 카메라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보다 자세한 서술은 힘들지만 현재 SLR 카메라의 대명사격으로 존재하고 있는 니콘 조차도
1959년에 처음 선보인 SLR 방식 카메라인 F 시리즈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RF 방식의 카메라들을 생산하고 있어 왔습니다.

SLR 방식의 카메라는 Single Lens Reflex 약자에서 알 수 있듯 일안 반사식 카메라라고 하여 렌즈로 들어오는 이미지 상이 미러에 반사되어 반사된 상이 다시 펜타프리즘을 거쳐 최종적으로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자의 눈에 도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RF 방식의 카메라는 렌즈로 들어오는 상과 뷰파인더를 통해 들어오는 상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프레임과 실제 이미지에 담기는 프레임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단점으로 가지고 있지만

SLR 방식의 카메라들은 촬영자가 보는 그대로의 프레임을 결과물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과 RF 카메라에 비해 다양한 렌즈 군(특히 망원 렌즈군)을 특장점으로 점차 카메라 시장을 잠식해 갔습니다.
(물론 여담이지만 SLR 방식의 카메라도 미러쇼크라는 그 설계적 한계로 인한 단점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리하여 현재는 일부 브랜드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우리가 알고있는 메이져 카메라 브랜드들은 SLR 방식을 채용한 카메라를 개발 및 보급하고 있습니다.

SLR 카메라들은 35mm 필름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었고 필름 SLR 시절 아성을 날리던 니콘사 그 특유의 장인정신에 의해 2004년, 필름 SLR의 마지막을 F6로 장식하고 필름 SLR은 DSLR에 그 바톤을 넘겨주고 역사의 한켠에 자리하게 됩니다.

DSLR은 SLR 과는 달리 이미지를 담는 매체에 있어 필름의 역활을 CCD라는 이미지 소자가 대신하고 있는 구조였으며, 비용적 측면과 개발적 유연성등의 요소에 의해 CMOS 라는 매체로 점차 전향하게 됩니다.

또한 2003년 세계 최초의 35mm Full Frame 대응 센서 기반의 캐논 EOS-1Ds 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미지 소자의 처리 기술 수준과 비용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DSLR은 APS-C(1:1.5) 또는 APS-H(1:1.3) 규격,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크롭 센서 사이즈로 개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각 브랜드에서는 보급형 풀프레임 센서를 채용한 바디를 출시하는 등, 현재는 캐논의 EOS-5D, EOS-5D Mark II, EOS-5D Mark III 니콘의 D700, D800과 같은 비교적 보급형 35mm 풀프레임 바디는 물론 각사의 최고 기술력을 집약한 캐논사의 EOS-1DX 와 니콘사의 D4 까지 발매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점점 발전하는 이미징 처리 기술에 의해 DSLR 시장은 점차적으로 고화소 고감도 수준을 극대화 시켜갔으며 최근 출시되는 기종들은 35mm Full Frame은 물론 APS-C Crop 규격의 바디조차도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초고화소와 고감도 성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날이 발전해 가는 이미징 처리 기술과 그 시장 경쟁 구도속에서 소비자는 보다 저렴하고 폭넓은 선택의 폭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풍족(?)한 환경의 이면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지내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하게 되었답니다.
처음 보급형 DSLR을 구입하고 설레였던 그 감정, 사진에 대한 호기심, 순수했던 열정.....

정작 그런 중요한 것들은 점차 잊어가고 더 나은 상급 바디, 더 나은 렌즈에 집착해가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씁쓸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사진의 본질에 대해서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내가 지금 담고 있는 사진들은 플래그쉽 바디를 사용해야만 담을 수 있는 것들일까? 꼭 풀프레임 센서를 통해서만 표현이 가능한 것일까?"

"그렇게 갈구하던 플래그쉽 바디를 손에 넣고 정작 나의 사진은 달라졌는가? 달라졌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는가? 정말 달라지긴 한걸까?"

"내가 담고 있는 사진들의 주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사진과 비교에 있어 차별화 되는 것은 뭘까? 그런게 있기는 하는걸까?"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 사진의 본질 따위에 논점을 떠나 디지털 이미지를 다룬다는 나는 이미지에 대해서 정말 정확하게 이해는 하고 있는걸까?"



흔히들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서 결정적으로 사진에 변화 느끼는 시기가 있다면 아래정도로 나뉘게 될 것 같습니다.

1. 노출 결정과 화이트 밸런스를 알게 되었을 때
2. 단순한 JPEG 이미지로의 촬영이 아닌 RAW 파일을 알게 되었을 때
3. 태양광과 같은 주광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트로브와 같은 제 2의 빛을 활용하기 시작할 때


저는 이점들에 주목을 하고 싶습니다.

과연 우리가 늘 목마름을 느껴오던 그리고 언제나 아쉽게 생각해 오던 보급기 바디들로는 위의 조건들을 충족 시킬 수 없는 걸까요?
대답은 당연히 No 입니다.

저는 요즘 상급기종이나 최신기종 DSLR 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주변 지인 분들에게 이런 말로 되묻곤 합니다.

"스트로브는 없어서 그렇다 치고... 혹시 지금 바디로 JPEG 말고 RAW는 담아보셨나요?"
"포토샵에서 리사이징, 샤픈 말고 정말 보정이란 과정은 시도해 보셨어요?"



아십니까? 출시된지 8년이 넘어가는 중고 시세 15만원 안팍이면 구할 수 있는 오래된 DSLR 보급기 바디인 니콘 D70 조차도 RAW 파일 지원은 합니다.

만약 RAW 파일을 경험해 보시지 않았다면, 그리고 별다른 목적이나 이유없이 단순한 생각으로 상급 바디로 기변을 결정하려 한다면 그전에 꼭 한번 RAW를 경험해봐 주세요.

RAW 파일의 경험은 정말 신세계를 경험하게 합니다.
RAW 파일은 JPEG와는 다른 데이터 파일의 일종입니다. 이미지로 변환되기 전의 데이터들의 집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dobe Photoshop 에서 제공하는 Camera RAW 와 같은 매우 쉽고 간단한 조정 툴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사진의 신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모든 촬영 조건을 후보정 단계에서 재조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JPEG의 보정보다 더 크고 넓은 관용도를 보장 합니다.
화이트 밸런스의 조정은 물론 +- 5스텝 상당의 노출량의 보정은 물론 JPEG에서는 담을 수 없던 깊은 계조(다이나믹 레인지)의 표현까지도 가능해 집니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나온지 한참된 D80 보급기나 최신 기종인 D7000이나 둘다 RAW 파일로 사진을 담는 다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왜냐면 RAW 파일은 이미지 결과물이 아닌 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이전 단계인 데이터 파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꼭 이미지의 보정을 공부하고 연습하세요.
디지털 이미지에 있어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필름시절 필름을 현상하고 처리하는 암실과 같은 역활을 합니다.
잘 담은 좋은 사진을 좀더 멋지고 주제에 충실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것은 물론 보다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것이 바로 보정의 과정입니다.

좀 과장하여 표현한다면 네이버 포토 갤러리나 SLR 클럽등 사진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커뮤니티 1면에 올라오는 사진들중에 보정을 안거치는 사진은 단 한장도 없다고 단언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무보정 리사이즈라고 표기하여 사진을 올리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까지 합니다.
그 멋진 사진을 왜 좀더 완성도 있게 다듬지 않는 것일까.... 에 대한 안타까움 이겠지요.
무튼 그정도로 후보정은 사진에 있어 꼭 필요한 과정이며 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FF 바디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혹시 막연히 Full Frame 바디를 동경하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그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 Full Frame 바디를 사용해서 무엇을 얻으실 생각이신가요?
APS-C Crop 규격의 바디에 비해 아웃포커싱 조금 더 된다고 사진이 과연 달라질까요?


본인이 그동한 사용해 온 카메라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LR]
- Nikon FA
- Nikon FE2
- Nikon FM2
- Nikon F5

[DSLR]
- Nikon D90
- Nikon D300s
- Nikon D7000
- Nikon D3s

저렇게 카메라만을 바꿔가며 상급기에 상급기를 갈구해 오다 결국 저는 지금 Nikon 최상위 플래그쉽 기종인 D3s 까지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진만 두고 얘기하자면, 정말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한 후 지난 9년간 제 사진은 결국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바뀐 판형에 따른 심도의 차이와 기계적 성능에 따른 고감도로 인한 이미지의 노이즈만 줄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 붇고도 얻은 것이 고작 저것들 뿐이라니... 그저 허탈하고 스스로 부끄러울 뿐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본연의 본질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바디와 렌즈의 기계적 성능적 차이만 쫓아왔으니까요.

이것은 비단 본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문 사진작가들이 자신만의 감성과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특정 카메라나 렌즈를 선호하고 보다 나은 상위기종을 선택하는 것은 프로로서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들이지만
아마추어 사진가들인 우리들이 표방하는 그것들은 그들의 그것이 아닌 결국 사진 본연의 본질을 망각한 단순한 기계적 성능과 가치 그리고 그 완성도만을 쫓는 취향이자 자본주의적 컨슈머적 사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것입니다.

사진을 한다고 얘기하는 우리는 어쩌면 그동안 그런 치명적인 오류속에서 허우적 되왔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똑같은 길을 걷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이제 우리 진짜 사진을 담아 봅시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입각한 사진을 담으려 노력하고, 단순한 피사체를 떠나서 그 피사체를 통해 표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피력하고자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을 하면서 매번 들어왔던 지겨운 그 기본적인 구도에 대해서 다시한번 이해해 보려 노력하고 자신의 프레임에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떻게 하면 좀더 주제를 부각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표현 방법에 대해 연구해 보면 어떨까요.

또 꼭 피사체를 찾아 꼭 어디 대단한 곳을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벋어나 일상과 주변에서 피사체를 찾아가고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대상인 내 가족들을 담는 시간을 늘려가 보면 어떨까요?

저는 SLR 클럽 1면에 올라오는 반쯤 벋고 있는 모델들의 사진들보다 그 촬영 기법이나 구도나 노출은 좀 서툴고 틀어졌을 지언정 자신의 가족과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담은 사진들이 가장 멋진 사진이라고 생각 합니다.

어쩌면 삶의 라이프 사이클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지나갈 수 있고 이제는 너무 편안해져 등안시 하게된 소중한 순간과 기억들을 담아두고 간직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방법들중 하나이며 그것이 곧 사진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카메라는 결국 기계일 뿐이며 사진을 담는 도구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고장나고 갈아줘야할 소모품이며 아무리 고가의 비싼 카메라라고 할지라도 향후 3~4년 뒤에 나오는 보급형 카메라와 별반 차이가 없어지는 그런 것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카메라를 절대 아끼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손에 쥔 순간부터는 폭우던 폭설이 오던, 소금끼가 가득한 바닷바람에도 감추거나 숨기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담고자 하는 피사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내새끼 품듯 카메라를 품에 품고 살핀 다면 한 1~2년 고장 걱정없이 더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정작 그 순간에만 담을 수 있었던 그 프레임은 이미 놓쳐 버린 것이니까요.

자 이제 우리 사진을 담읍시다.
우리는 카메라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아닌 기다림과 순간의 미학 그리고 그 찰라의 프레임을 담고 좋아 하는 진정한 사진사들 이니까요.
이상 불량펭귄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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